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는 생각을 해본다.
발을 담그는 순간 종아리에 소름이 돋고, 바닥 자갈까지 하나하나 세어지는 맑은 그런 계곡...
그럴 때 생각는 곳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오늘 추천할 곳은 경북 옥계·하옥계곡 두 곳이다.
붐비는 유명 계곡 대신 조금 수고롭더라도 덜 북적이는 계곡을 찾아봤다.
이 두 곳은 접근 난이도가 크게 달랐다.
- 물과 안전 둘 다: 영덕 옥계계곡 협곡 수영장 — 돌계단으로 바로 진입, 안전요원 상주, 입수 오전 9시~오후 6시
- 아이 동반: 옥계 유원지 초입의 넓고 얕은 하천 구간
- 모험파: 포항 하옥계곡 — 산길 편도 30분 끝의 오아시스형 소, 안전요원 없음·수심 불규칙
옥계계곡 50m 옥빛 협곡 구간
먼저 이야기 할 곳은 옥계계곡 아래쪽에 숨은 협곡이다. 매끈하게 깎인 암반이 50m 안팎으로 이어지면서 물을 가둬 놓아, 자연이 만든 야외 수영장 같은 모양이다.

펜션 앞 갓길 주차선을 따라 차를 대고 돌계단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이 풍경이다. 위에서 볼 때부터 물빛이 심상치 않았다. 물속의 바닥 돌 무늬가 그대로 보일만큼 물속이 훤했다.
다만 이곳은 입수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고, 안전요원이 상주하면서 통제하는 관리 구역이다. 협곡이라 몇 걸음 사이에 수심이 갑자기 확 깊어지는 지점이 있어 안전요원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해마다 달라지는 입수 통제 구간
몇 해 전에 통제 시간에 걸려 물 구경만 하고 돌아온 적이 있다. 입수 허용 구간이 해마다 안전 관리 방침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에도 어떤 구역은 부표로 막혀 있었고, 어떤 구역은 열려 있다고하니 출발 전에 그해 통제 상황을 한 번 확인하고 가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 동반이라면 옥계 유원지 초입
가족 단위라면 협곡보다 유원지 초입 쪽이 낫다. 넓은 하천 지형이라 수심이 얕고, 주차장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어 아이와 하루 머물기 좋다.
조금 위쪽 청솔펜션 앞도 그림 같은 자리다. 다리 건너 화장실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다리 아래로 작은 폭포와 넓은 소가 있고, 그 앞에 얕은 소가 하나 더 있어 수채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자리다. 단, 청솔펜션 쪽은 안전요원이 없다. 풍경은 좋지만 그만큼 보호자가 눈을 떼면 안 되는 자리라는 뜻이다.
네 곳 한눈에 비교
| 포인트 | 접근 난이도 | 수심 | 안전요원 | 추천 대상 |
|---|---|---|---|---|
| 옥계 협곡 수영장 | 쉬움(돌계단) | 깊은 편 | 있음(9~18시) | 수영 가능자 |
| 옥계 초입 유원지 | 쉬움 | 얕음 | 있음 | 아이 동반 가족 |
| 청솔펜션 앞 | 보통(계단) | 얕음~보통 | 없음 | 풍경·가족(주의) |
| 하옥계곡 | 어려움(산길 30분) | 불규칙·최대 2m 이상 | 없음 | 체력·모험파 |
하옥계곡, 산길 30분 끝의 소
이번에 소개할 곳은 포항 죽장면 하옥리의 하옥계곡이었다. 내비게이션 안내가 끝나는 지점부터가 실제 시작이다. 들어가는 입구는 정식 등산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다녀서 생긴 길로 들어가야 한다.
길 초입에는 멧돼지 출몰 주의 안내가, 중간에는 뱀과 벌을 조심하라는 팻말도 있다. 가파른 마지막 내리막에서는 누군가 매달아 둔 밧줄이 있다.
짐을 많으면 오갈때 힘드니 물놀이 용품만 챙기는 걸 추천한다.
도착 지점의 물빛과 수심
힘들게 내려가보면 숲이 동그랗게 열리면서 넓은 소가 나타난다.
물빛은 옥빛. 안벽이 세월에 깎여 만든 곡선이 그대로 배경이 됐다. 다만 수심이 불규칙해서 얕다가 갑자기 2m 넘게 깊어지는 지점도 있기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수심이 순간적으로 깊어지는 계곡에서는 물빛에 홀려 들어가게 되는데 정말 위험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계곡 안전 수칙 네 가지
물이 맑을수록 방심하기 쉽다. 바닥이 다 보이니 얕아 보이는데 실제 깊이는 눈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다. 두 골짜기를 오가며 확인한 것들을 정리해 둔다.
- 가파른 산길은 지그재그·게걸음으로 내려가는 편이 낫다. 나무를 짚어 가며 옆으로 디디면 미끄러짐이 줄어든다.
- 멧돼지를 만나면 뛰거나 소리치지 말고 조용히 나무나 바위 뒤로 피한다. 자극이 가장 위험하다.
- 안전요원이 없는 구간에서는 구명 튜브와 아쿠아슈즈가 필요하다. 이끼 낀 바위는 미끄러지기 쉬우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
- 가져간 쓰레기는 되가져온다. 이 물빛을 다음 사람도 보려면 최소한의 조건이다.
계곡 접근 자체가 환경 보호나 관리 방침에 따라 통제되기도 한다. 특히 하옥처럼 험한 곳은 진입로가 막히는 경우가 있다. 떠나기 전에 그해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두 곳 중 한 곳을 고른다면
아이와 함께라면 옥계 초입이다. 물빛과 모험을 원한다면 하옥계곡이다. 대신 하옥은 등산화와 체력, 그리고 짐을 줄여서 가야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올해도 무더운 여름 좋은 휴가지에서 행복한 추억 많이 쌓길 바란다.